두 발음이 갈리는 지점은 어디일까요
영어 단어의 자음 골격은 두 발음이 거의 같습니다. 차이가 몰리는 자리는 모음과 그 주변이라, 단어를 볼 때 확인할 지점도 몇 군데로 좁혀집니다. 모음 뒤에 r이 붙어 있는지, a나 o가 어떤 자음 앞에 놓였는지, 강세가 앞인지 뒤인지, 모음과 모음 사이에 t가 끼어 있는지를 보면 갈림의 이유가 대부분 설명됩니다.
water 한 단어에 이 축이 겹쳐 있습니다. 미국식은 첫 모음이 "와"에 가깝고, 가운데 t가 d에 가깝게 약해지며, 끝의 r을 확실히 굴려 "워러r"처럼 들립니다. 영국식은 입술을 둥글게 만 "오" 쪽 모음으로 시작해 t를 또렷하게 치고 끝의 r을 소리 내지 않으니 "워터"에 가깝습니다. 단어가 통째로 다른 것이 아니라 규칙 세 개가 각각 다르게 적용된 결과입니다.
그래서 처음 보는 단어도 철자만으로 어느 쪽 발음인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다만 schedule처럼 규칙이 아니라 관습으로 갈리는 단어가 남아 있어서, 짐작이 통하지 않는 묶음은 따로 외워 두는 편이 낫습니다. 아래에서는 네 축을 하나씩 같은 단어와 같은 문장으로 비교합니다.
모음 뒤 r을 소리 내는가 아닐까요

미국식은 모음 뒤에 오는 r을 그대로 발음합니다. car, park, hard, four, teacher 모두 끝이나 중간의 r이 살아 있어 혀가 뒤로 말리는 소리가 붙습니다. 표준 영국식은 이 r을 소리 내지 않고 앞 모음을 길게 늘여 마무리해서, car는 "카ː", park는 "파ː크", teacher는 "티ː처"에 가깝게 들립니다.
미국식에서는 r이 앞 모음까지 끌어당기기 때문에 bird나 work처럼 모음과 r이 한 덩어리로 붙어 나옵니다. 같은 자리가 영국식에서는 길게 늘어난 하나의 모음으로 남습니다. 다만 모든 r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어서, red, around, bring처럼 r 뒤에 모음이 오면 영국식에서도 또렷하게 발음합니다. r을 생략하는 조건은 r 뒤에 모음이 없을 때로 한정된다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단어 경계에서 되살아나기도 합니다. far는 홀로 쓰면 "파ː"에 가깝지만, far away처럼 모음으로 시작하는 단어가 이어지면 r이 다시 들립니다. 영국 안에서도 스코틀랜드나 아일랜드 억양처럼 r을 또렷하게 내는 지역이 있고, 미국 안에도 r을 약하게 처리하는 전통 억양이 있어 나라 단위로 잘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a와 o 모음이 달라지는 단어들
ask, dance, bath, path, can’t, after는 같은 문장에 넣어 보면 차이가 바로 드러납니다. She can’t dance after a bath를 미국식으로 읽으면 a가 모두 "애"에 가깝고, 표준 영국식으로 읽으면 "아ː"로 길게 늘어집니다. 이 차이는 a 전체가 아니라 s, th, f, n 같은 자음 앞의 a에서 나타나는 경향이라, cat이나 hand, black은 양쪽 모두 "애"입니다. 잉글랜드 북부처럼 bath의 a를 짧은 "애"로 내는 지역도 있어서, 이 축은 나라보다 지역 구분에 가깝습니다.
o는 방향이 반대입니다. hot, box, dog, top처럼 짧은 o에서 영국식은 입술을 둥글게 모아 "오" 쪽으로 내고, 미국식은 입술을 펴서 "아" 쪽으로 냅니다. The dog is in a hot box를 두 발음으로 읽어 보면 자음은 같은데 모음의 입 모양만 계속 어긋납니다.
| 단어 | 영국식 경향 | 미국식 경향 | 갈리는 축 |
|---|---|---|---|
| ask | 아ː스크 | 애스크 | 자음 앞 a |
| dance | 단ː스 | 댄스 | 자음 앞 a |
| hot | 홋(둥근 입술) | 핫 | 짧은 o |
| box | 복스 | 박스 | 짧은 o |
강세가 옮겨 가는 단어와 사라지는 음절

garage는 영국식이 앞 음절에 강세를 두어 "개라ː지"처럼 읽고, 미국식은 뒤 음절에 강세를 실어 "거라ː지"로 읽습니다. advertisement는 간격이 더 큽니다. 영국식은 두 번째 음절에 강세가 놓여 "어드버ː티스먼트"에 가깝고, 미국식은 강세가 세 번째 음절로 옮겨 가면서 그 모음까지 "타이"로 바뀌어 "애드버타이즈먼트"가 됩니다. ballet 역시 영국식은 앞, 미국식은 뒤에 힘이 실립니다.
음절 수 자체가 달라지는 묶음은 따로 봐야 합니다. secretary, necessary, military처럼 -ary, -ory로 끝나는 긴 단어에서 미국식은 끝부분 모음을 살려 "세크러테리"처럼 네 음절로 읽습니다. 영국식은 그 모음을 약하게 흘리거나 거의 지워 "세크러트리"에 가까운 세 음절이 됩니다.
강세가 옮겨 가면 앞뒤 모음의 세기도 함께 달라지므로, 강세 하나만 바뀌어도 단어 전체 인상이 멀어집니다. 강세 위치를 먼저 잡고 나머지 모음의 세기를 맞추는 순서로 들으면 두 발음의 거리를 가늠하기 쉽습니다. adult나 brochure처럼 한쪽 사전에 두 가지 강세가 함께 실린 단어도 있어서, 강세를 나라별 정답으로 외우기보다 표제음 두 개를 같이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t 소리와 자주 헷갈리는 개별 단어
모음과 모음 사이에 낀 t는 미국식에서 혀끝이 잇몸을 스치듯 지나가 d에 가깝게 들립니다. water, better, city, letter가 "워러r, 베러r, 시리, 레러r"처럼 들리는 이유입니다. 표준 영국식은 이 자리의 t를 또렷하게 유지하지만, 편한 대화에서는 목구멍에서 끊어 내는 소리로 바꿔 butter가 "버어"에 가깝게 들리기도 합니다. 같은 사람이라도 격식을 갖춘 말투와 평소 말투에서 다르게 발음할 수 있습니다.
앞의 축으로 설명되지 않는 단어도 남습니다. schedule은 영국식이 "셰줄", 미국식이 "스케줄"에 가깝고, tomato는 "토마ː토"와 "터메이로"로 갈립니다. vitamin의 첫 모음도 "비"와 "바이"로 나뉩니다. either와 neither는 두 나라 모두에서 "아이더"와 "이ː더"가 섞여 쓰이므로 국가 차이라기보다 개인 습관에 가깝습니다. 이런 단어는 규칙으로 밀어붙이지 말고 사전에 실린 두 표제음을 함께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새로 만난 단어를 정리할 때는 아래 순서로 확인해 보세요.
- 모음 뒤에 r이 있는지 보고, 있으면 미국식은 굴리고 영국식은 앞 모음을 늘인다고 잡습니다.
- a가 s, th, f, n 앞에 놓였는지, 짧은 o가 들어 있는지 확인해 모음의 입 모양을 정합니다.
- 사전에서 두 표제음의 강세 위치와 음절 수를 비교합니다.
- 모음 사이에 t가 있으면 미국식 쪽만 d에 가깝게 바꿔 읽어 봅니다.
- 네 가지로 설명되지 않으면 규칙이 아닌 개별 단어로 외웁니다.
한쪽 발음을 골라 일관되게 쓰면 대화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상대가 다른 쪽 발음을 쓸 때 같은 단어임을 알아채는 것이 목표라면, 위 네 축이 어디서 어긋나는지 익혀 두는 쪽이 듣기에 훨씬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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