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원서 읽기 방법, 모르는 단어를 다 찾지 않고도 읽어내는 기준

모르는 단어를 찾을지 넘길지 가르는 기준

문장의 뜻을 좌우하는 단어일까요

주어와 동사, 목적어 자리에 놓인 단어를 모르면 사건 자체가 사라집니다. He refused to sign the treaty.에서 treaty를 모르면 그가 무엇을 거부했는지 남지 않으니 이런 단어는 찾아야 합니다. 반면 The old man trudged up the hill.의 trudged는 몰라도 노인이 언덕을 올라갔다는 사실은 그대로 남고, 걸음걸이의 묘사만 흐릿해집니다. 묘사를 맡은 형용사와 부사, 동작의 방식을 담은 동사는 대체로 넘겨도 되는 쪽입니다.

같은 단어가 다시 나오는가

한 번 스치고 마는 단어와 몇 쪽마다 돌아오는 단어는 처리 방식이 다릅니다. 두 번째로 마주쳤을 때 표시해 두고 세 번째에 찾으면, 그때는 문맥이 이미 두 개 쌓여 있어서 사전에 늘어선 여러 뜻 가운데 맞는 것을 고르기 쉬워집니다. 대문자로 시작하는 인물 이름이나 지명은 뜻을 몰라도 이야기가 굴러가므로 굳이 찾지 않아도 됩니다.

지금 책이 나에게 맞는지 확인하는 법

영어 원서 읽기 방법 지금 책이 나에게 맞는지 확인하는 법

한 쪽으로 재 보는 방법

아무 쪽이나 펼쳐 소리 내지 않고 읽으면서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손가락을 하나씩 접어 봅니다. 다섯 손가락을 다 접기 전에 그 쪽이 끝나면 지금 붙잡고 읽어도 되는 책입니다. 손가락이 모자란다면 독해력이 아니라 책 선택이 문제이므로, 같은 작가의 더 짧은 작품이나 청소년용 판본으로 바꾸는 편이 빠릅니다.

문장 길이도 함께 봐야 합니다. 단어는 다 아는데 한 문장을 두 번 읽어야 뜻이 잡힌다면 어휘가 아니라 영어구문에서 막힌 것이고, 이때 사전을 뒤지면 시간만 흘러갑니다. 이런 책은 주어와 동사를 먼저 표시하며 끊어 읽는 연습용으로 따로 두고, 통독용 책은 더 쉬운 것으로 고르세요.

문맥으로 뜻을 좁히는 구문 단서

단어의 자리가 품사를 알려 준다

a brittle branch처럼 관사와 명사 사이에 놓인 단어는 가지의 상태를 설명하는 형용사입니다. 어떤 상태인지 정확히 몰라도 성질 묘사라는 것만 알면 문장은 이어집니다. -ly로 끝나면 대개 방식이나 정도를 더하는 부사이고, to 뒤나 조동사 뒤에 오면 동사 자리입니다. 품사만 잡아도 문장 구조는 무너지지 않습니다.

앞뒤가 뜻을 다시 말해 준다

She was reticent, unwilling to say much about the accident.에서는 쉼표 뒤 표현이 앞 단어를 풀어 설명합니다. The room was not cramped but spacious.처럼 but, however, instead 같은 말이 붙으면 앞뒤가 반대 뜻이라는 징후로 읽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얻은 뜻은 어림값이라 언제나 맞지는 않습니다. 그 단어가 뒤에서 다시 중요한 자리로 올라오면 그때 사전으로 확인하면 됩니다.

모르는 단어가 많아도 읽히는 읽기 순서

영어 원서 읽기 방법 모르는 단어가 많아도 읽히는 읽기 순서

읽는 시간과 찾는 시간을 겹치지 않게 나누는 것이 이 순서의 중심입니다.

  • 한 장(chapter)을 시작하기 전에 등장인물 이름과 장소를 훑어 둡니다.
  • 읽는 중에는 사전을 열지 않고 모르는 단어에 연필로 표시만 합니다.
  • 한 장이 끝나면 표시한 단어 중 여러 번 나온 것과 줄거리가 걸렸던 것만 찾습니다.
  • 찾은 단어는 뜻만 적지 말고 그 단어가 있던 문장을 함께 옮겨 적습니다.
  • 다음 날 읽기를 시작할 때 앞 장의 마지막 두 쪽을 다시 읽습니다.

옮겨 적은 문장은 나중에 영어문장만들기 연습의 재료가 됩니다. 같은 단어를 넣어 내 상황으로 문장을 바꿔 보면 뜻이 훨씬 오래 붙어 있습니다. 재독은 처음부터 다시 읽는 것이 아니라 직전 두 쪽만 다시 읽는 것으로 충분하고, 이 정도만 해도 흐름을 잃지 않은 채 다음 장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초등 원서와 성인 원서에서 달라지는 점

초등영어원서는 그림과 반복되는 문형이 뜻을 붙들어 주기 때문에 넘길 수 있는 단어의 폭이 넓습니다. 아이가 모르는 단어를 물어보면 뜻을 곧바로 말해 주기보다 그림이나 다음 장면에서 확인하게 하는 쪽이 낫고, 그래도 풀리지 않을 때만 알려 주면 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정확한 뜻보다 한 권을 끝까지 넘겼다는 경험이 다음 책을 고르게 만드는 힘이 됩니다.

성인용 원서는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단어를 다 알아도 비유나 관용 표현, 길게 늘어진 수식 때문에 문장이 잡히지 않는 일이 생기고, 이때 판단 대상은 단어가 아니라 구문으로 옮겨 갑니다. 모르는 단어를 다 찾았는데도 문장이 안 읽힌다면 사전이 아니라 문장 구조를 끊어 보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세요. 영어독해연습을 따로 할 때도 기준은 같아서, 어휘를 늘리는 시간과 한 권을 통독하는 시간을 분리해 두면 서로를 방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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