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정할 세 가지
순서가 이렇게 되는 이유는 뒤의 결정이 앞의 결정에 얹히기 때문입니다. 목표 점수를 정하지 않으면 어느 파트를 버리고 어느 파트에 매달릴지 판단할 기준이 없습니다. 응시일이 없으면 남은 기간이 몇 주인지 모르니 하루 분량도 나오지 않습니다.
학습 비중은 세 번째입니다. 목표와 기간이 같아도 듣기가 약한 사람과 문법이 약한 사람의 배분은 달라야 하니까요. 이 세 가지를 노트 한 장에 적어 두고 시작하면, 이후에 생기는 질문 대부분은 그 종이를 보고 답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정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첫 모의고사를 한 번 풀어 본 뒤 세 가지를 모두 손볼 수 있다는 전제로 잡아 두는 편이 실제로는 더 정확합니다.
목표 점수는 용도에서 거꾸로 정합니다

"일단 높게"는 목표가 아닙니다. 점수를 어디에 제출하는지부터 확인하세요. 지원하려는 회사의 서류 기준, 학교의 졸업 인증 기준, 교환학생이나 장학금 지원 자격 같은 실제 제출처가 요구하는 숫자가 목표입니다.
기준을 찾았다면 거기에 여유분을 얹습니다. 시험 난이도와 그날 컨디션 때문에 회차마다 점수가 흔들리니, 필요 점수에 딱 맞춰 목표를 잡으면 한 번 미끄러졌을 때 다시 응시해야 합니다. 제출 기한까지 여유가 없다면 여유분을 조금 더 크게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제출처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관심 있는 분야에서 흔히 요구되는 수준을 한두 개 찾아 그중 높은 쪽을 임시 목표로 삼고, 진로가 구체화되면 다시 조정하세요. 목표가 비어 있는 상태로 공부를 시작하는 것보다는 임시 숫자라도 있는 편이 낫습니다.
응시일을 먼저 잡아야 공부량이 계산됩니다
"준비가 되면 보겠다"고 미루면 준비되는 날은 오지 않습니다. 응시일을 먼저 등록해 두면 남은 주수가 확정되고, 그 숫자로 나머지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계산은 단순합니다. 풀어야 할 전체 분량을 남은 주수로 나누면 한 주에 할 몫이 나오고, 그것을 공부할 수 있는 요일 수로 다시 나누면 하루 분량이 됩니다. 예를 들어 실전 모의고사 열 세트를 8주에 걸쳐 풀겠다면 한 주에 한 세트를 넘게 풀어야 하고, 그 세트의 문제 수와 복습 시간까지 더해야 하루 계획이 완성됩니다.
여기서 나온 하루 분량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양이라면 조정 대상은 두 가지입니다. 응시일을 뒤로 미루든지, 전체 분량을 줄이든지 중 하나를 택하세요. 둘 다 그대로 두고 "열심히 하면 된다"로 넘기면 3주쯤 뒤에 계획이 무너집니다.
LC와 RC 중 어디에 시간을 더 쓸지 정하기

배분의 근거는 감이 아니라 첫 모의고사 결과입니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실전과 같은 조건으로 한 세트를 풀어 두 영역의 점수를 따로 확인하세요. 두 점수 차이가 크면 낮은 쪽에 시간을 더 배분하고, 비슷하면 절반씩 나눈 뒤 파트별 오답을 보고 세부 조정합니다.
낮은 쪽에 더 쓰는 이유는 올리기 쉬운 구간이 거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높은 영역에서 남은 몇 문제를 붙잡는 편보다, 기초가 흔들리는 영역을 다지는 편이 같은 시간으로 더 많은 문제를 맞힐 수 있습니다. 다만 잘하는 쪽을 완전히 놓으면 감이 떨어지니 유지할 분량은 남겨 두세요.
파트별로 점검할 항목
- 듣기에서 첫 문장을 놓치는가, 아니면 들리는데 답을 못 고르는가
- 읽기에서 시간이 부족한가, 아니면 시간이 남는데도 틀리는가
- 어휘를 몰라서 막히는가, 문장 구조를 못 잡아서 막히는가
- 같은 유형의 문제를 반복해서 틀리는가
들리는데 답을 못 고른다면 듣기 자체보다 선택지 읽는 속도가 문제일 수 있습니다. 시간이 남는데도 틀린다면 문제 수를 늘리기보다 오답 이유를 적어 보는 쪽이 먼저입니다.
정한 세 가지를 조정하는 시점
조정 시점은 두 번입니다. 첫 모의고사 직후, 그리고 공부를 절반쯤 진행한 시점입니다. 첫 모의고사에서는 목표 점수가 남은 기간에 비해 무리한 숫자인지 확인하고, 중간 점검에서는 배분이 실제로 효과를 냈는지 봅니다.
수정해야 한다는 신호는 비교적 분명합니다. 계획한 하루 분량을 한 주 내내 못 채웠다면 분량이 과한 것이고, 약한 영역에 시간을 더 썼는데도 점수가 그대로라면 방법을 바꿀 때입니다. 반대로 계획이 쉽게 끝난다면 분량을 늘리거나 목표를 올려도 됩니다.
세 가지 중 가장 마지막에 건드릴 것은 응시일입니다. 시험일을 미루면 전체가 다시 느슨해지기 때문에, 분량과 배분을 먼저 손보고 그래도 안 될 때 마지막으로 옮기세요. 처음에 적어 둔 종이를 버리지 말고 수정한 내용을 그 아래에 덧붙이면, 어떤 판단이 맞았고 어디서 틀렸는지 다음 회차 준비에 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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