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영어듣기, 받아쓰기와 흘려듣기 중 무엇을 먼저 해야 할까

먼저 정할 것은 순서가 아니라 지금 어디서 막히는지

같은 듣기 지문을 틀려도 이유는 제각각입니다. 어떤 학생은 소리 자체가 덩어리로 들려서 단어를 못 잘라 내고, 어떤 학생은 단어는 다 아는데 대화가 흘러가는 속도를 못 따라갑니다. 앞쪽 문제에 흘려듣기를 처방하면 못 알아듣는 소리를 계속 못 알아듣는 채로 시간만 쌓입니다.

두 방법이 맡는 일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받아쓰기는 소리를 단어 단위로 분해하는 능력을 키웁니다. 흘려듣기는 끊기지 않는 말의 흐름을 따라가는 지구력을 담당합니다. 하나는 해상도를 올리고, 다른 하나는 처리 범위를 넓힌다고 보면 구분이 쉽습니다.

판단은 간단한 테스트로 가능합니다. 중학 수준 대화문을 한 번 들려준 뒤 들은 대로 적게 해 보세요. 적어 놓은 문장이 단어 몇 개만 흩어져 있으면 받아쓰기 단계이고, 문장 형태는 갖췄는데 뒷부분이 통째로 비어 있으면 흘려듣기 단계입니다.

받아쓰기가 먼저인 경우: 소리가 단어로 끊기지 않을 때

중학영어듣기 받아쓰기가 먼저인 경우: 소리가 단어로 끊기지 않을 때

읽으면 바로 이해되는 문장인데 들으면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오면 받아쓰기 쪽입니다. 특히 짧은 기능어가 통째로 사라지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What do you want to do?를 "왓주워너두"처럼 하나의 덩어리로 받아들이고 do와 to를 적지 못하는 식입니다.

받아쓰기는 이 빈칸을 눈에 보이게 만들어 줍니다. I would have called you.에서 would have가 붙어 발음될 때 학생은 흔히 I called you로 적습니다. 자기가 적은 문장과 원문을 나란히 놓는 순간, 들리지 않은 것이 단어 자체가 아니라 약하게 발음되는 부분이라는 점이 드러납니다.

쓰는 방식은 짧게 잡는 편이 낫습니다. 한 문장씩 끊어 세 번까지 듣고 적고, 더 들어도 안 채워지면 원문을 확인한 뒤 다시 들으면서 그 소리를 확인합니다. 지문 전체를 다 받아쓰려고 하면 시간만 길어지고 집중이 흐트러지므로, 한 번에 다섯 문장 정도가 적당합니다.

흘려듣기가 먼저인 경우: 문장은 들리는데 속도를 못 따라갈 때

한 문장만 따로 들려주면 맞히는데 실제 시험 지문에서는 놓친다면 문제는 해상도가 아니라 지속력입니다. 앞 문장을 해석하느라 머무는 사이 다음 문장이 지나가 버리는 상태입니다. 이때 받아쓰기를 더 시켜도 이미 할 수 있는 일을 반복하는 셈이라 효율이 떨어집니다.

흘려듣기는 멈추지 않고 이어지는 말에 적응시키는 연습입니다.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되감지 않고 끝까지 듣게 해서, 부분을 놓쳐도 전체 내용을 잡는 감각을 만듭니다. 대화가 어디에서 화제를 바꾸는지, 누가 무엇을 제안하고 상대가 어떻게 답하는지 같은 큰 구조가 먼저 보이기 시작합니다.

다만 흘려듣기가 성립하려면 내용의 절반 이상은 알아들을 수 있는 자료여야 합니다. 거의 안 들리는 음원을 계속 틀어 두는 것은 듣기 연습이 아니라 소음에 익숙해지는 일입니다. 자료가 너무 어렵다면 난이도를 낮추거나 받아쓰기 단계로 돌아가는 편이 맞습니다.

중학 듣기평가 지문으로 두 방법을 같은 자료에 적용해 보기

중학영어듣기 중학 듣기평가 지문으로 두 방법을 같은 자료에 적용해 보기

짧은 대화 하나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A: Why don’t we meet at the library after school? B: I’d love to, but I have to go to the dentist. A: Then how about tomorrow morning?

받아쓰기로 다루면 학생은 Why don’t we를 "와이돈위"로 듣고 don’t의 t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합니다. I’d love to에서 I’d를 놓쳐 I love to로 적었다면, would가 축약되어 짧게 지나간다는 점을 알게 됩니다. 얻는 것은 개별 소리에 대한 정확한 정보입니다.

같은 지문을 흘려듣기로 다루면 결과가 다릅니다. dentist를 못 들었어도 뒤에 tomorrow morning이 나오는 순간 약속이 미뤄졌다는 흐름을 잡습니다. 얻는 것은 놓친 단어가 있어도 대화 전체를 잃지 않는 능력입니다. 실제 듣기평가 문항이 묻는 것이 주로 이쪽이라, 마지막에는 흘려듣기로 넘어가야 하는 이유가 됩니다.

한 주 학습에 둘을 섞는 비중과 흔히 어긋나는 지점

비중은 위 테스트 결과로 정합니다. 단어가 흩어지는 단계라면 받아쓰기 7, 흘려듣기 3 정도로 시작해 받아쓰기 정확도가 올라갈수록 흘려듣기 쪽을 늘립니다. 문장은 잡히는데 뒤를 놓치는 단계라면 반대로 잡고, 새 유형이나 어려운 지문에 들어갈 때만 받아쓰기를 다시 꺼냅니다.

실행에서 어긋나는 지점은 대체로 두 가지입니다.

  • 받아쓰기를 하면서 스크립트를 띄워 놓고 보는 경우: 듣고 적는 게 아니라 옮겨 적는 일이 되어 소리 분해 연습이 사라집니다. 원문 확인은 다 적은 뒤에만 합니다.
  • 흘려듣기를 공부나 게임을 하면서 배경음으로 트는 경우: 주의를 두지 않으면 흐름 따라가기 연습이 되지 않습니다. 짧게라도 내용에 집중해서 듣고, 끝나면 무슨 이야기였는지 한국어로 한두 문장 말해 봅니다.

받아쓰기를 끝냈다고 흘려듣기로 완전히 갈아타는 것도 아닙니다. 지문이 어려워지면 다시 안 들리는 소리가 생기므로, 두 방법은 수준이 올라갈 때마다 비중만 바뀐 채 계속 같이 갑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