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부정사와 동명사, 동사 뒤에 어떤 형태가 오는지 구별하는 기준

동사 뒤 형태를 결정하는 것은 뒤가 아니라 앞 동사

같은 내용을 담은 문장에서 앞 동사만 바꿔 보면 제약이 바로 드러납니다. I want to go home.과 I enjoy going home.은 둘 다 자연스럽지만, I want going home.이나 I enjoy to go home.은 쓰지 않습니다. 뒤에 붙은 "집에 가는 것"은 똑같은데 허용되는 형태가 갈립니다.

그러니까 판단 순서는 "이 내용이 미래인가"가 아니라 "이 동사가 무엇을 받는가"입니다. 영어 사전에서 동사를 찾을 때 want to do, enjoy doing처럼 뒤따르는 형태까지 함께 표시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동사를 외울 때 뜻만 가져오고 결합 형태를 빼놓으면, 뜻은 맞는데 문장은 어색해지는 상황이 생깁니다.

전치사를 끼고 쓰는 동사는 또 다릅니다. look forward to, be interested in처럼 to나 in이 전치사인 경우에는 뒤에 동명사가 옵니다. I look forward to seeing you.가 맞고 to see로 쓰지 않습니다.

to부정사만 오는 동사와 그 공통된 의미 방향

TO부정사와동명사 to부정사만 오는 동사와 그 공통된 의미 방향

to부정사를 받는 대표적인 동사로 want, hope, plan, decide, promise, expect, refuse, learn이 있습니다. 공통점은 말하는 시점에 아직 실현되지 않은 일을 가리킨다는 점입니다.

She decided to study abroad.는 유학을 가기로 마음먹은 것이고, 실제로 떠난 사건은 문장 안에 없습니다. He promised to call me tonight.도 전화는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We expect to arrive by seven.은 도착 예정을 말할 뿐이어서, 이미 도착한 상황이라면 이 문장을 쓸 수 없습니다.

refuse처럼 거절을 뜻하는 동사도 같은 묶음에 들어갑니다. He refused to answer the question.은 "답하는 일"이 끝내 일어나지 않았다는 뜻이니, 실현되지 않은 쪽을 가리킨다는 설명과 맞아떨어집니다. 이 방향 감각은 동사를 기억할 때 거드는 장치로 쓰면 유용하고, 새로운 동사를 만났을 때 형태를 확정하는 근거로 삼기에는 약합니다.

동명사만 오는 동사와 그 공통된 의미 방향

동명사를 받는 동사에는 enjoy, finish, avoid, mind, keep, give up, practice, suggest가 있습니다. 이쪽은 이미 경험한 일, 하고 있는 행위, 그만두는 행위를 다루는 쪽으로 기울어 있습니다.

I finished doing my homework.는 숙제를 하는 행위가 실제로 있었고 그것이 끝났다는 뜻입니다. She avoids eating late at night.는 늦은 시간에 먹는 상황이 반복적으로 생긴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He kept asking the same question.도 질문하는 행위가 계속 이어진 상태를 가리킵니다.

mind와 suggest는 뜻 때문에 헷갈리기 쉽습니다. Would you mind closing the window?는 창문을 닫아 달라는 부탁이라 미래를 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동명사를 씁니다. suggest도 제안이라는 뜻이지만 She suggested taking a break.처럼 쓰고, suggested to take로는 쓰지 않습니다. 의미 방향보다 동사 목록이 먼저라는 사실이 이 두 동사에서 분명해집니다.

둘 다 쓰지만 뜻이 달라지는 동사 비교

TO부정사와동명사 둘 다 쓰지만 뜻이 달라지는 동사 비교

remember와 forget은 두 형태 모두 가능하고, 어느 쪽을 쓰느냐에 따라 시간 관계가 뒤집힙니다. I remembered to lock the door.는 문을 잠가야 한다는 것을 떠올려 실제로 잠갔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I remembered locking the door.는 전에 잠갔던 일을 기억해 냈다는 뜻이어서, 잠근 시점이 기억한 시점보다 앞섭니다.

forget도 같은 방식으로 갈립니다. I forgot to send the email.은 보내야 하는 일을 잊어서 메일이 가지 않은 것이고, I’ll never forget visiting Paris.는 파리에 다녀온 경험을 잊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to부정사는 앞으로 할 일, 동명사는 이미 한 일로 묶어 두면 이 두 동사는 정리됩니다.

stop과 try에서 생기는 의미 차이

stop은 차이가 더 큽니다. He stopped smoking.은 담배를 끊었다는 뜻이고, He stopped to smoke.는 하던 일을 멈추고 담배를 피우러 갔다는 뜻입니다. 후자의 to부정사는 stop의 목적어가 아니라 "~하려고"라는 목적을 나타내는 자리입니다.

try도 비슷합니다. I tried to open the window.는 열려고 애썼다는 뜻이고 결국 열렸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I tried opening the window.는 더위를 해결하려고 창문을 열어 보았다는, 방법을 시험한 쪽입니다.

의미 감각만으로 판단할 때 틀리는 지점

앞서 본 의미 방향은 경향이지 예외 없는 규칙이 아닙니다. mind, suggest가 미래 일을 다루면서도 동명사를 받는 것처럼, 뜻만 보고 형태를 고르면 어긋나는 동사가 있습니다. 처음 보는 동사라면 뜻과 함께 뒤에 오는 형태를 사전에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혼동이 잦은 자리가 be used to입니다. I’m used to waking up early.는 일찍 일어나는 데 익숙하다는 뜻으로 여기의 to는 전치사라서 동명사가 옵니다. 반면 This room is used to store old books.는 수동태로 "보관하는 데 쓰인다"는 뜻이고, 과거의 습관을 말하는 used to는 I used to live here.처럼 동사원형이 옵니다. 생김새가 비슷하니 to 뒤의 형태만 보지 말고 앞의 be used와 used를 구분해야 합니다.

like, begin, start처럼 두 형태를 모두 받으면서 뜻 차이가 크지 않은 동사도 있습니다. It started to rain.과 It started raining.은 바꿔 써도 의미가 거의 같습니다. 이런 동사까지 의미 차이를 찾으려 들면 오히려 혼란스러워지니, 뜻이 갈리는 동사(remember, forget, stop, try)와 그렇지 않은 동사를 나눠 두는 쪽이 낫습니다.

새로 배우는 동사를 정리할 때 다음 세 가지를 확인해 보세요.

  • 사전에 to do, doing 중 어느 형태로 표시되어 있는지
  • 두 형태가 다 되는 동사라면 뜻이 갈리는지, 바꿔 써도 되는지
  • to가 전치사인지(look forward to, be used to) 부정사 표지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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